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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그림을 통한 아동.청소년의 심리진단 및 이해

장애진단별 실제 사례 해석 - 정서장애(2)

by 프리짱 2022.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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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분리불안장애 아동
8세 된 초등학교 3학년 여아로, 집에 도둑이 든 이후 엄마가 자신을 두고 갈까 봐 늘 불안해하면서 한동안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학교에서도 수시로 전화를 하여 엄마를 찾는 등 심한 분리불안 증세를 보여왔다. KEDI-WISC 실시 결과, 전체 지능은 114로 보통 상 수준에 해당하였다.

(1) HTP
필압이 매우 강하고 음영의 처리가 진한 것으로 미루어 내면에 불안과 긴장감이 심해 보이며, 사람 그림에서 눈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사회적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을 지나치게 경계하는 면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집 : 벽 한쪽이 모두 문으로 되어 있고 문고리를 마름모형으로 강조하고 있는 점, 아동 자신이 사는 집이 아닌 친구들이 사는 집을 그리고 집의 위치가 들판과 같은 곳에 동떨어져 있다고 설명한 점 등은, 아동이 집에 도둑이 들었던 외상 경험으로 인해 가정의 안전과 부모로부터 분리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심함을 나타내준다.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은 아동에게 안정적인 기반이 되어주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모에 대한 분리불안 행동이 최근의 외상적 경험에 의해 촉발된 것은 분명하나, 어려서 모와의 애착 형성이 불안정했을 가능성을 더 탐색해 볼 필요가 있겠다.
ⓑ나무 : 가지가 부러지고 종이 밑면을 땅으로 삼고 있으며 껍질이 벗겨진 나무를 통해 아동의 불안감이 표현되고 있다.
ⓒ사람 : 지나치게 크고 검게 눈을 강조하여 그린 것은 아동이 타인에 대한 경계심이 매우 강하고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 상당히 불안하고 민감한 상태에 있음을 나타내주고 있다. 사람 그림에서 자기보다 어린아이를 그린 것은, 불안한 상황에서 안정감을 느끼기 위하여 부모로부터 무조건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어린아이로 퇴행되고 싶은 욕구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분리불안 행동은 3세 이전의 아동들에게서는 정상적으로 관찰되는 발달적 현상이므로, 현재 8세인 아동이 3세 수준의 유아적인 퇴행 행동을 보이는 것을 역동적으로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부모-자녀 간의 애착 관계를 좀 더 깊이 살펴봐야 한다. 

(2) KFD
아동이 느끼고 있는 불안감은 HTP사람 그림과 KFD 모두에서 '사람들이 풍선을 들고 있는 모습'과 '풍선이 날아갈까 봐 걱정하고 있는 모습'을 통해 상징적으로 잘 표현되고 있다. 가족이 모두 풍선을 들고 웃으면서 즐겁게 놀고 있는 모습을 그렸지만 아동과는 각기 다른 곳을 바라보는 부모의 모습을 그린 것은 실제 생활에서 부모-자녀 간의 상호작용이 안정적으로 응집력 있게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해 준다. 특히 '풍선을 놓칠 것 같아 잡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은 실제 어머니에 대한 아동의 지각이 매우 불안하다는 것을 잘 나타내준다. '풍선처럼 날아가서 결코 다시는 잡을 수 없을 것 같은 불안감'이 아동이 보이는 분리불안 행동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학교에서도 수시로 전화하여 '전화줄'을 통해 엄마가 있는지 확인하는 행동은 '풍선 줄'을 꼭 잡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으며, 동일한 통제 욕구의 반영으로 보인다.



4) 강박장애 아동
11세 된 초등학교 5학년 여아로, 손을 자주 씻고 가족들에게도 손을 씻도록 요구하며 옷을 자주 갈아입는 등 청결벽이 심하고, 외출할 때나 잠잘 때는 반드시 가스 밸브를 잠그고 문단속을 하는 등 강박적인 확인 행동을 보여왔다. KEDI-WISC 실시 결과, 전체 지능은 129로 우수 수준에 속하였다. 

(1) HTP
대부분의 그림에서 세부 묘사가 많고, 대칭으로 그리고 있어, 강박장애에서 특징적인 융통성이 부족한 면과 통제에 대한 관심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집 : 창문을 대칭적으로 그려 안정감을 추구하려고 노력한 것과 굴뚝의 벽돌을 일일이 그린 점, 그리고 안쪽까지 입체적으로 그린 점은 아동의 강박적인 성향을 잘 반영해 준다. 특히 지붕이나 굴뚝을 벽돌 모양으로 그린 점은 사소한 것에 집착하고 정확성을 기하는 강박적인 특성과 관련된다. 창문이 거의 다 가려질 만큼 커튼이나 꽃으로 창문을 장식한 것은 사회적 교류에 대한 양가감정 및 주변 세계에서 자신을 보호하고자 하는 안정감의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나무 : 나무 그림이 사람 그림에 비해 빈약한 것이 특징적이다. 이는 아동이 의식적으로도 과도한 청결 행동, 확인 행동을 통해 자기 통제력을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정서적으로 상당히 취약하고 불안감이 크며, 스트레스에 대처할 만한 자원이 부족하여 통제력 상실에 대한 불안, 무력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음을 잘 나타내준다. 이러한 면은 기저선이 없으며 나뭇잎이 하나도 없는 겨울나무에서 잘 드러난다.
ⓒ사람 : 사람 그림에서도 아동의 강박적인 특징이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손, 발, 시계, 팔찌 등을 양쪽 대칭으로 그린 점이나 눈꺼풀이나 속눈썹까지 그린 점이 주목할 만하다. 눈을 강조하고 코를 생략한 것은 아동이 정서적 자극을 수용할 때 불안하고 예민하며 긴장감을 많이 느끼고 있음을 나타내준다. 단추나 넥타이, 목걸이 등과 같이 꼭 필요하지 않은 장식들을 많이 그린 것은 불안감을 통제하고 안정감을 추구하려는 보상적 행동일 수 있다.

(2) KFD
바닷가에서 물놀이하는 그림으로, 발가락, 손가락의 개수를 정확하게 그리고 모래사장의 모래까지 그리고 있으며, 물속에 들어가 있는 다리까지 묘사한 점 역시 아동의 강박적인 특징이 잘 나타나고 있다. 아버지와 자신을 가깝게 그리고, 어머니와 동생을 서로 가깝게 그린 점으로 미루어, 아동이 어머니와 동생에 대해 정서적 거리감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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