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그림의 크기
그림을 얼마나 크게 혹은 작게 그렸는가 하는 것은 피검자의 자기존중감, 자아팽창 여부, 자기에 대한 과대평가 여부 등을 나타낼 수도 있고, 또는 공격성, 충동적인 성향, 행동화 가능성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 줄 수도 있다.
(1)보통 크기
보통은 종이 크기의 약2/3에 해당하는 정도로 그리며, 이는 피검자가 자기 자신에 대해 느끼는 적절감이 적정한 수준임을 의미할 수 있다. 코훗의 자기-심리학적 용어로 표현하자면 이 사람의 자기는 적절한 수준의 자신감과 과시성을 가지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는 것이다.
(2) 크게 그린 경우
그림을 종이에 꽉 찰 만큼 지나치게 크게 그리거나 때로는 종이 크기가 모자랄 정도로 과도하게 크게 그려 책상까지 선을 긋고 전체를 다 그리지 못할 경우도 있다. 이는 종이라는 주어진 한정된 공간 안에서 자기 표현을 적절히 조절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공격성이나 충동 조절의 문제, 이와 관련된 행동화의 가능성을 시사할 수 있다. 또는 현재 피검자가 자아경계가 취약해지는 수준에 이르러 자아팽창, 과대망상이나 웅대한 과대평가 등을 동반하는 조증 상태에 있음을 반영할 수도 있고, 주의력 결핍 과잉 운동장애와 관련된 충동성과 과활동성의 문제가 있음을 시사할 가능성도 있다. 혹은 내면의 열등감과 무가치감이 매우 심하나 이를 과잉 보상하려는 시도를 지나치게 하고 있음을 반영할 수 있다.
나이가 어린 아동이 그림을 크게 그릴 경우 이는 주로 과활동성, 공격성, 인지적 미성숙과 더 관련되며, 청소년의 경우에는 내면의 열등감과 부적절감에 대한 과잉 보상 욕구, 행동화 경향성, 충동성을 시사하는 경우가 더 많다. 성인이 그림을 과도하게 크게 그렸다면 이는 주로 조증 상태와 관련되는 경우가 많다.
종이 크기를 벗어날 정도로 크게 그렸을 경우에는 환경이 주는 압박감이 매우 크고, 이에 따른 좌절과 실망감을 과잉 보상하려는 욕구가 강하게 내재되어 있음을 반영할 수도 있다.
(3) 작게 그린 경우
종이의 크기에 비해 그림을 지나치게 작게 그리는 경우가 있다. 이는 피검자 내면에 열등감, 부적절감이 있거나, 자신이 없고 자기효능감이 부족함을 나타낼 수가 있다. 또 매우 수줍어하거나 사회적 상황에서 불안감을 느끼고, 지나치게 억제되어 있으며, 스스로를 통제해야 한다는 당위명제를 내면화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고, 어떤 압박감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스스로 자신이 없다는 위축감 및 이와 관련된 우울감, 사회적으로 실제로 위축되어 있음을 의미할 수도 있고, 자아 구조가 매우 약하고 자아 강도가 낮음을 나타낼 수도 있다. 자기-심리학적 용어로 설명하자면 환경 내에서 혹은 자기 내면 안에서 자기대상으로부터의 충족감이 매우 부족하여 상당한 우울감이나 고립감을 느끼고 위축되어 있음을 반영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경험적으로 보면, 종이의 위쪽에 치우쳐서 아주 작게 그렸을 경우에는 에너지 수준이 낮고, 자기 자신에 대한 통찰이 부족하며, 자신감이 없고 자존감이 낮으며, 또 자신의 상황에 맞지 않게 낙천적일 수 있음을 반영할 수도 있다고 한다.
3) 그림을 그린 위치
그림을 종이의 어느 부분에 그렸는가 하는 것도 피검자에 대한 여러가지 단서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이러한 위치 요소가 어떻게 해서 그러한 심리적인 의미를 갖는가는 사실 이론적으로는 분명하지 않으나, 여러 가지 경험적 연구에 의거한 다양한 가설들이 제시되고 있다.
(1) 종이 가운데 그렸을 경우
일반적으로 그림을 그릴 때 종이의 중앙 부분에 그리는 것이 가장 흔하며, 모든 연령층에서 이러한 양상이 나타난다. 이는 적정한 수준의 안정감을 느끼고 있음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나치게 가운데 부분에 그리려고 애를 썼다면, 피검자가 불안정감을 느끼거나, 인지적·정서적으로 경직된 특성이 있거나, 혹은 대인관계에서 지나치게 완고하고 융통성이 없는 스타일일 수도 있디.
(2) 오른쪽에 치우쳐 그렸을 경우
그림을 오른쪽에 치우쳐 그리는 것이 이론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여러 경험적 연구들에 따르면 그림을 오른쪽 부분에 그리는 사람은 좀 더 안정되어 있고 행동 통제를 잘하며, 욕구 만족 지연능력이 갖추어져 있고, 지적인 만족감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도 있고, 인지적으로 감정을 통제하려는 경향이나 억제적 경향을 반영한다는 연구도 있다. 또한 내향성이나, 검사자 혹은 권위적 대상에 대한 부정적이고 반항적인 경향을 나타낸다는 연구도 보고되고 있다.
(3) 왼쪽에 치우쳐 그렸을 경우
이 역시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이론적으로 추론하기는 어려우나, 경험적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그림은 충동적으로 행동하려는 경향성, 욕구와 충동의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려는 경향성, 변화에 대한 욕구, 외향성 등을 반영할 수 있다고 한다.
(4) 위쪽에 치우쳐 그렸을 경우
여러 연구에 따르면, 그림을 종이의 위쪽에 그릴 경우 욕구나 포부 수준이 높고,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설정해 놓고 갈등과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현실 세계에서보다는 자신만의 공상 속에서 만족감을 얻으려는 경향성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한편 이러한 경향이 상황이나 처지에 맞지 않는 과도한 낙관주의나 대인관계 혹은 사회적 상황에 대한 지나친 무관심과 고립적 경향과 관련된다는 연구도 보고 되었다.
(5) 아래쪽에 치우쳐 그렸을 경우
그림을 과도하게 종이 아래쪽에 치우쳐 그릴 경우 생각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은 내면에 상당한 불안정감과 부적절감이 내면화되어 있거나 혹은 우울증적 상태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혹은 공상에 자주 빠지거나 이상을 추구하기보다는 확실하게 현실에 뿌리를 두고 분명하고 실제적인 것을 추구하는 경향성을 나타낼 수도 있다.
(6) 구석에 몰아서 그렸을 경우
그림을 종이의 네 귀퉁이에 몰려서 그리는 것은 일반적으로 위축감, 두려움, 자신 없음과 관련될 수 있다.
ⓐ왼쪽 상단구석: 왼쪽 상단 부분에 몰아서 그리는 경우 가장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가설은 피검자 내면에 퇴행적인 공상, 즉 정신분열적·자폐적 공상이 있다는 것으로, 때문에 이를 "정신분열성 구석"이라고도 한다. 주로 퇴행적인 경향성, 불안정감, 위축감, 불안감이 있음을 시사할 수 있다. 또 연령이 올라갈수록 점차 왼쪽 상단에 그리는 경향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었다.
ⓑ오른쪽 상단 구석: 오른쪽 상단 구석에 몰아서 그릴 경우에는 불쾌한 과거 기억을 억압하고자 하는 바람, 미래에 대한 과도한 낙관주의, 미래 지향적인 환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한다.
ⓒ하단 구석: 하단 왼쪽 구석은 과거와 관련된 우울감, 하단 오른쪽 구석은 미래와 관련된 무망감을 나타낼 수 있다고 한다.
ⓓ검사지 밑바닥이나 가장자리: 검사지 밑바닥이나 가장자리에 지나치게 붙여서 그린 경우, 불안정감, 자신감이 없음, 타인에게 지지받고자 하는 욕구, 의존적인 경향, 스스로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새로운 경험을 회피하는 경향이나 환상 속에 머물러 있으려는 경향과 관련된다는 연구들이 보고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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